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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4. 21.

    by. 메이비“

    목차

      우리 민속에 나타난 나무와 숲의 상징적 의미

       

      우리 민속에 나타난 나무와 숲(산림)

       

      우리 선조들은 숲, 나무, 산림, 돌과 같은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삶을 꾸렸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숲이나 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풍습과 관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민속이랑 민족의 삶에 대한 자취이며 문화의 한 영역입니다. 민속은 특정 민족의 역사와 전통, 풍습, 믿음, 예술 등을 담은 다채로운 문화유산으로, 해당 민족의 삶을 보여주는 고귀한 흔적입니다. 즉, 특정 민족이 가지고 있는 풍습이나 습관, 믿음, 예술 등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영역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각 나라는 그 자체의 문화적 배경과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숲이나 나무와 관련된 민속적 전승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단군신화로 알 수 있는 민속에 나타난 나무와 숲의 신성한 의미

      선조들이 나무나 숲을 신의 대리물 또는 수호신으로 인식하였던 흔적은 건국 신화인 단군신화에 나타납니다. 단군신화는 고조선의 건국 신화로 한민족의 시원을 설명하는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이 신화는 환웅이 제세핵랑군을 이끌고 태백산의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신시를 세웠고, 곰에서 여인이 된 웅녀의 혼인으로 태어난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군신화에 나타나는 단(檀)은 '박달나무 (檀)'이나 '제터 (壇)'을 뜻합니다 . <삼국유사>의 판본에 따르면 단은 제단이나 제사를 지내는 곳을 나타냅니다. 또한 단은 나무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단군의 이름은 나무의 아들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승휴의 제왕운기에 따르면 단 나무에 깃든 신이 단웅(檀雄)이 된 것처럼 단군(檀君)이라는 이름도 역시 단 나무의 아들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해석은 성스러운 세계수가 단이라고 불리우는 신격을 이어받아 신단수로 변한 것이기 때문에 상징의 이입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즉 신격이 내리는 장소인 단(壇)이 신격이 깃들이는 대상인 박달나무(檀) 신단수로 동일시되는 상징의 이입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단군신화에서 단(檀)이라는 특정나무가 신이 내리는 나무로 신격화되어 신이 하늘에서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는 통로의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군신화가 단순한 건국 신화를 넘어 자연과 인간, 신의 조화로운 관계를 탐구하는 심오한 이야기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박봉우는 신단수의 신단은 산골짜기에 위치하고 나무를 심어 만든 토단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와 관련된 내용은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단수는 '신단 위의 나무'를 의미하며, 이러한 흔적은 원주의 성황림에서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군신화와 단군의 이름에는 나무와 신의 관계를 상징하는 의미가 깊게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군신화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한민족의 정체성과 문화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신화를 통해 고대 한민족이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고, 신성한 가치를 존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신화를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깊은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신라 민속 설화 속 숲과 나무 : 경주 김씨 시조의 발생지 계림

      신라의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신단수와 유사한 이야기는 경주 김씨 시조의 탄생지와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라 건국 초기에는 '시림(始林)'으로 불리던 '계림(鷄林)'과 관련된 기록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탈해왕이 금성 서쪽에 있는 시림에서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신하를 보내도록 하였습니다. 그러자 금빛으로 된 작은 궤짝이 나무에 걸려 있었고, 그 아래에는 흰 닭이 울고 있었습니다. 그 궤짝 안에는 총명한 얼굴의 어린 소년이 있었습니다. 왕은 이 아이를 거두어 길렀고, 이 소년은 자랄수록 총명하고 지력이 뛰어났습니다. 그의 이름을 '알지'로 지었고, 금궤에서 나왔기에 성을 '김씨'로 정했습니다. 이때부터 '시림'은 '계림'으로 바뀌어 불려지기 시작했으며, 나중에는 나라 이름으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경주 김씨 시조의 탄생지가 바로 계림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러한 신화적 이야기들은 자연과의 조화와 신성한 존재의 등장에 관한 한국 전통문화의 중요한 요소로,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신라 건국 신화 속 민속적 숲과 나무 : 박혁거세의 탄강처 나정 

      신라의 건국 신화에서 나무와 숲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신라의 첫 번째 왕인 박혁거세의 탄강신화에서는 이러한 자연적 요소들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신화에 따르면, 고허촌장 소벌공은 어느 날 하늘에서 내리비치는 이상한 빛을 발견하고 나정 우물 곁에 있는 숲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흰말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자리를 보았고, 그 자리에 불그스름한 큰 알이 놓여 있었습니다. 소벌공은 그 알을 깨뜨려 보니 총명한 사내아이가 나왔고, 그를 데려다 키웠습니다. 박만한 알에서 태어났기에 그는 성을 박이라 하고,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혁거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이로써 그는 신라의 건국 시조가 되었고, 경주 박씨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숲과 나무는 단순한 배경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숲은 신비로운 일이 일어나는 장소이며, 나무는 신성한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자연과 신성함이 결합된 건국 신화가 탄생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경주 김씨의 시조 탄생 신화에서도 나무와 숲이 등장합니다. 신라 건국 초기에 시림으로 불렸던 계림과 관련된 전설에 따르면, 탈해왕이 금성 서쪽의 숲에서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신하를 보내 보니, 금빛의 작은 궤짝이 나무에 걸려 있었고, 흰닭이 그 밑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궤짝을 열어 보니 총명하게 생긴 어린 사내아이가 들어 있었고, 왕은 이 아이를 거두어 길렀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총명하고 지력이 뛰어나 이름을 알지라 하고, 금궤에서 나왔기에 성을 김씨라 했습니다. 이러한 신화를 통해 계림은 숲을 의미하는 '시림'에서 유래했으며, 경주 김씨 시조의 탄생지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두 신화는 나무와 숲을 통해 나라를 열게 된다는 점에서 단군신화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설들은 우리 문화 속에서 자연과 신성함, 그리고 인간의 운명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입니다. 이러한 신화 속에서 숲과 나무는 단순한 자연 요소가 아니라, 신성한 존재의 기운이 머무르는 곳이자,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한국 민속 전설과 나무와 숲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숲과 나무를 통한 신화와 전설은 보편적으로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나라나 씨족의 기원이 나무나 숲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는 여러 건국 신화와 전설에 등장합니다. 이러한 신화 속 나무나 숲은 단순한 자연물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갖습니다. 나무의 거대한 크기, 오래 지속되는 수명, 우주의 리듬을 반영하는 계절 변화, 그리고 다산성 같은 특징들은 고대 인류에게 특별한 존재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고대 인류는 이런 특성을 천지창조의 근원이나 신이 지상으로 내려오는 경로, 혹은 세상을 지탱하는 중심 나무와 같은 상징으로 형상화했습니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이런 나무를 '우주수' 또는 '세계수'라 부릅니다.

      고대인들은 새로운 나라나 씨족을 시작하려면 신성한 기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나무나 숲을 통해 신성한 기운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신념을 바탕으로, 하늘의 신성을 받은 신화 속 주인공이 숲이나 나무를 통해 인간 세상에 내려와 나라를 세우거나 씨족을 창조했다고 믿었습니다. 이는 신라의 박혁거세 탄강신화와 경주 김씨 시조 탄생신화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신화들은 동서양의 다른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우주수나 세계수의 상징 체계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또한, 박혁거세의 탄강신화나 경주 김씨 시조의 탄생 신화에는 흰색을 띤 동물이 등장합니다. 흰색은 출산과 서기(瑞氣)를 상징하며, 이는 신화에서 상서로운 징조로 해석됩니다. 우리 민족은 흰색을 띤 자연물을 하늘의 뜻을 받은 왕의 징표로 여겨왔습니다. 이러한 해석은 우리나라의 많은 산들이 '백(白)' 자를 포함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태백산이나 소백산처럼 백색을 나타내는 산이 많은 것도 같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숲과 나무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공통된 문화적 원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신라의 신화에서도 나무와 숲이 가지는 신성한 의미와 흰색을 통해 나타나는 서기와 같은 상징적 의미는 고대 인류가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 속에 담긴 신성에 대한 존경을 잘 보여줍니다.

       

      한국 민속에서 나무와 숲의 신성한 역할

      농촌에서는 산업화된 현대에도 매년 풍년을 기원하고 마을 주민들의 평안을 빌기 위해 마을의 동수, 서낭나무, 또는 당산목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서는 음력 정월 보름에 마을의 당산나무인 음나무에게 당산제를 올리며,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또한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에 있는 운문사에는 수령이 500년을 넘은 소나무가 있으며, 매년 단오 때 수십 말의 막걸리를 대접받습니다. 전북 완주군 두현리의 원두현마을에는 당산목을 보험에 들어 놓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전통은 나무가 마을과 공동체의 수호자로 여겨지는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나라에 큰 변고가 생길 때마다 오래된 나무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우는 소리를 낸다는 이야기들은 나무를 호국신처럼 여기는 생각을 보여줍니다. 경상북도 용계리에는 700년 이상 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는 나라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울음을 터뜨린다고 마을 주민들은 믿습니다. 이 나무를 "할배나무"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예로, 용문산의 은행나무는 1,100년 이상의 수령을 가진 명목(名木)으로, 나라의 길흉사가 있을 때 울어서 소리를 낸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명목은 역사적 인물이나 왕족, 위인들이 심은 나무로서 신비로운 전설이나 고사를 가진 나무를 뜻합니다. 충북 옥천군 청성면 무회리의 서낭나무도 우는 나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나무뿐만 아니라 숲도 신성한 장소로 여겨졌다는 흔적이 강원도 원주시의 신림(神林)이나 성황림(城隍林)에서도 발견됩니다. 이처럼 한국의 민속 전통과 나무, 숲은 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